EV9 어스 모델을 10개월 동안 운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말씀드려볼게요. 처음 전기차를 구매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나니 이 차에 대한 장단점을 비교적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EV9은 전기차 중에서도 크기가 크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차량이라 처음 선택할 때 많은 생각을 했었죠.
전기차로서 EV9이 제공하는 장점과 일상적인 운행에서 느낀 단점을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전기차에 관심이 있거나, 대형 SUV를 고려 중이신 분들이라면 제 후기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전기차로서 EV9을 선택한 이유
EV9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저지상고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카라반을 견인하는 일이 잦아서 차의 안정성이 중요했는데요, EV9의 최저지상고가 20cm가 넘는다는 점이 다른 전기차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부분이었어요. 대부분의 전기차는 배터리가 하부에 장착되어 있어 지상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 EV9은 21cm로 다른 전기차보다 훨씬 높은 편입니다. 이 덕분에 험로 주행이나 배터리 손상에 대한 걱정이 적어졌어요.
또한, 기존에 모하비로 카라반을 끌었을 때도 성능에 만족했지만, EV9은 그 이상의 견인 능력을 보여줬어요. 2톤짜리 카라반을 끌면서도 거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좋고, 전기차 특유의 토크 덕분에 가속도 부드럽게 이루어지죠. 모하비보다도 더욱 견인 시 안정감이 뛰어나다는 점은 전기차로서 EV9이 가진 중요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 일상 주행에서의 EV9: 만족도 높은 성능
제가 10개월 동안 EV9을 타면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주행 성능과 반응성이에요. 차량이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성이 빠르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행할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주행 중 차체가 크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잘 나가고, 코너링도 생각보다 안정적이에요.
EV9의 전비(전기 소비 효율성)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보통 전비 6km/kWh 정도 나오고, 완충 시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어요. 물론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전비가 조금 떨어져서 실제 장거리 주행 시에는 500km 정도로 생각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출퇴근이나 가까운 거리 이동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3. 실내 공간과 승차감
EV9의 또 다른 장점은 넓은 실내 공간입니다. 제가 가족들과 함께 차를 자주 타는데, 독립된 2열 시트 덕분에 동승자들이 정말 편안해해요. 특히 어스 모델은 옵션이 잘 갖춰져 있어서 실내 공간의 개방감과 안락함이 뛰어나죠.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어서 차 안에서 느껴지는 개방감이 탁월하고, 실내의 여유로움 덕분에 장거리 여행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불편한 점을 꼽자면, 시트의 편안함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전기차이면서도 기아의 플래그쉽 모델인데, 시트가 조금 딱딱하고 자세가 약간 틀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타던 제네시스 G90이나 모하비와 비교하면 시트의 퀄리티가 조금 아쉽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에요. 장시간 운전 시 이 부분은 확실히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4. 장거리 주행과 충전의 현실
EV9을 타면서 장거리 주행할 때 느낀 가장 큰 이슈는 충전입니다. 5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지만, 장거리 여행을 가게 되면 한 번은 반드시 충전소에 들러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고속도로 충전소가 예전보다 많이 보급되긴 했지만,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하죠. 충전 인프라가 계속 발전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장거리 주행의 효율성에서는 조금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견인할 때 전비가 절반 정도로 떨어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제가 모하비로 카라반을 끌었을 때는 연비 차이가 미미했는데, EV9은 무게에 정직한 전비 변화를 보여줘요. 무게가 늘어나면 그만큼 전비가 떨어져서 견인할 때는 주행 가능 거리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전기차를 사용하는 데 있어 현실적인 제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5. 경제성 측면: 주행거리에 따른 체감
제가 EV9을 구매할 때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는 1년에 15,000km밖에 주행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적으면 경제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죠. 저 역시 주행거리가 짧아서 전기차의 경제성을 크게 느끼진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비용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는 확실히 적게 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차가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특히 주유 대신 충전 비용만 지불하는 점은 확실히 큰 장점이에요. 다만, 대량 주행을 하지 않는다면 경제성은 상대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10개월 동안 EV9을 타보면서 느낀 점은 대형 전기차의 장점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고,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저지상고, 견인 성능, 그리고 넓은 실내 공간은 대형 SUV로서 EV9이 가진 최고의 강점이죠. 일상 주행에서는 부드럽고 가벼운 주행감이 돋보였고, 실내 공간은 가족 모두가 만족할 만큼 편안했습니다.
물론 시트 편안함과 장거리 주행 시 충전의 불편함, 그리고 견인 시 전비 하락 같은 현실적인 단점도 존재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EV9은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