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또 무슨 일이야?"
요즘 미국 주식 관심 있으신 분들, 특히 밈주식(meme stock)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게임스탑(GameStop)’이라는 이름 한 번쯤 다시 들어보셨을 거예요. 2021년에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 맞붙어 주가를 폭등시켰던 그 게임스탑 맞습니다. 당시엔 Reddit의 r/WallStreetBets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열풍이었죠.
그런데 최근 게임스탑이 또 한 번,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이번엔 단순한 개미들의 반란이 아니라, 회사 자체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기존 금융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는 건데요.
단순히 ‘비트코인 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업의 자산운용 방식, 투명성 이슈, PR 전략, 규제기관과의 줄다리기까지… 하나하나 뜯어보면 지금 미국 주식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읽히는 흥미로운 시그널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정확히”, 그리고 “통찰력 있게”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비트코인 투자 같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기업의 의도와 시장 반응, 그리고 우리가 읽어야 할 시그널을 함께 살펴보시죠.
게임스탑, 단순한 ‘밈주식’이 아니었다

게임스탑의 투자 전략 – 그 시작은 ETF?
이번 게임스탑 이슈의 시작은 약간 의외의 곳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Strive Asset Management라는 ETF 운용사입니다. 이 회사는 공개서한을 통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어요.
“게임스탑, 50억 달러 현금 있지? 그거 비트코인 사는 데 써.” “다른 거 사지 말고, 비트코인만 사.”
“오프라인 매장 줄이고, 온라인에 집중해. 고정비 줄이자.” “주식발행도 괜찮고, 전환사채도 괜찮으니까 자본 조달해서 비트 사라.” 여기서부터 이미 힌트가 나옵니다. 단순한 자산 배분이 아니라, 비트코인 중심 전략으로 기업 체질을 아예 바꾸라는 거죠.
이건 단순한 서한이 아니라, 마치 ‘행동주의 투자자’처럼 기업에 공개 압박을 넣는 방식입니다. 이 전략은 과거 엘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때 썼던 PR 압박, 그리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비트코인 매수 전략과 매우 유사합니다.
2.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 조언,
그리고 전환점 게임스탑은 이 전략을 단순히 듣고 넘기지 않았습니다. MicroStrategy의 대표인 마이클 세일러를 직접 만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 후, 게임스탑은 아주 짧고 강렬한 공지를 올립니다.
“우리는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이 공지가 올라간 뒤, 게임스탑 주가는 하루 만에 15% 급등했습니다. 시장은 ‘오, 얘네 진짜 비트 사는구나’라고 받아들였죠.
그런데 말입니다… 👀
3. 📄 SEC에 제출한 공식 문서, 공지와는 살짝 다르다 문제는 그 뒤였습니다. 정작 SEC에 제출한 10-K(연간보고서) 문서에는 조금 다른 뉘앙스의 문장이 담겨 있었어요.
핵심 문장 요약:
현금, 채권, 주식, 암호화폐 모두 자산으로 고려하겠다.
“비트코인을 얼마나 보유할지, 언제 매도할지 제한하지 않는다.” 특정 암호화폐로 비트코인만을 명시하지 않았고,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암호화폐도 투자 가능하다고 명시.

즉, 겉으로는 “비트코인 산다!”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옵션을 열어둔 상태인 겁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게임스탑의 공식 공지를 거의 그대로 받아 기사화했습니다.
“게임스탑, 비트코인 매입 결정” “비트코인 비축 기대감에 주가 상승” 사실 이건 ‘비트코인 보유 계획 발표’가 아니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자산 중 일부로 ‘열어둔 것’**에 불과하거든요. 굉장히 중요한 차이입니다.
그럼 왜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했을까?
기업은 종종 전략적 불확실성을 활용합니다. 특히 밈주식처럼 대중의 주목을 먹고사는 기업이라면, 단어 선택 하나로도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하죠.
비트코인 “as a treasury reserve asset” → 강한 인상 남김 SEC 보고서에는 “various crypto-assets including Bit coin” → 리스크 헷지 이건 마치 기업이 두 개의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는 기술이에요. 대중에게는 "우리도 비트 샀어요!"를 알리고, 규제기관과 투자자에게는 "우리는 아직 유연하게 움직일 거예요."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마치 한 손에는 검을 들고, 다른 손에는 방패를 든 모습과도 같죠.
재미있는 뒷이야기: 이사와 대표의 이해충돌?
3월 중순 즈음, 흥미로운 소문도 나왔습니다. 게임스탑이 회계감사 법인 Deloitte와 ‘이해충돌 여부’에 대해 상담했다는 겁니다.
“대표 개인이 투자한 자산과, 회사가 투자하는 자산이 겹칠 수 있다면, 이건 이슈인가요?” 이 질문 이후, 게임스탑은 SEC 제출문서에 특별한 문장을 추가합니다.
“경우에 따라 회사와 동일한 증권에 이사나 경영진이 투자할 수도 있다.” 이건 기존에 없던 내용이에요. 즉, 이들도 이 전략이 단순한 밈 이슈가 아니라 법적 리스크를 동반한 전략적 행위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죠.